친구모임

오늘 대학 친구들 모임이 있었다



솔직한 심정으로는 요즘 현재의 일상을 구성하고 있지 않은 '외부인'은 다 경계하는 마음인지라 영 내키지가 않았다. 게다가 마지막으로 만났을 때도 엄청 재밌다거나 뭔가 했던 기억이 잘 안나서리...요즘은 정말 내가 좋아하는 활동을 하는 거 아니면 돈이나 시간이나 쓰기가 아깝다.


그래도 여러번 튕겼었고 요즘은 내 마음에 여유도 자신감도 꽤 자라난거 같기도 해서 + 빠질 핑계도 없으므로... 참석 결정



어제 밤부터 내 마음 속에 온갖 부정적인 상상이 떠올라서 나를 괴롭혔다. 나한텐 항상 원치 않는 미래가 오는게 스트레스다. 


만날 멤버들이 예~전에 했던 온갖 부정적인 단정적인 말들, 걔는 참 인생 쉽게 살아, 걔는 너무 낭만적이야, 너는 차라리 이런거나 하는게 낫지 않아? 너는 딱 그거네

이런 말들. 내 돈과 시간까지 줘가며 들으로 가야해? 이런 생각이 계속 들고 화까지 나서 오늘 가서 싸우다가 친구 잃으면 어떻하나 까지 생각하느라 어젯밤 침대에서 잠이 안왔다.


내가 좀 이렇다. 온갖 부정적인 상상으로 나를 괴롭히느라 초딩때부터 밤에 불면증 증세가 있었당



어쨌든 찡찡대기도 하고 메뉴 선정도 맘에 안들고 돈도 아깝고 그랬는데 오늘 회사에서 좋은 도시락데이인게 떠올랐다.


친구모임만 없었어도 그걸 기대하면서 상당히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드니까 모임 전의 내 시간이 너무 아깝게 느껴졌다.


그래서 좋은 생각부터 하기로 했다.


오늘 아침엔 좀 일찍 일어나서 집앞 시장 열었나 하고 가보니 한 과일가게가 열어서 들어갔다.

완전 ㄱ 자로 허리가 굽은 할머니가 하시는 가게였다. 체리를 한 다발 샀는데 첫손님이라고 한 뭉큼 더 얹어주시더니 감사합니다! 하고 돌아서는 나에게 기다려보라면서 천도복숭아도 하나 주셨다!!


복숭아는 정말 의외였어가지고, 그리고 그런 따뜻한 '덤'이 내 삶에 살짝 비집고 들어온게 너무나 오랜만이라서 불쑥 할머니 팔을 잡고 - 할머니도 스킨쉽에 조금은 놀라신듯 멈칫 - 오늘 좋은 하루 되세요! 감사합니다! 하고 나왔다.


도시락 데이에 뭘 싸갈수는 없는 상황이고 얻어먹기만 하긴 미안해서 사려던 체리였는데 역시 남을 위해서 행동할 때 나도 더 많이 받게 되는거 같다. 정말 이런 아침은 '축복받은' 아침이다. 기분이 간만에 날아갈거 처럼 좋아졌다. 남을 돕다가 또 다른 남이 나를 도와주는 그런 행운이 사람으로부터 사람에게 이어지는 듯한 날이면 세상은 참 아름다워 보인다. 그러고 회사에서 열심히 체리를 씻어서 예쁘게 쟁반에 담고 점심에 공개! 별로 생각보다 반응은 무관심에 가까웠지만 (물론 뭘 이런 비싼걸 사왔어요~ 이런말은 많이 들었다) 내가 할머니꼐 받은게 그보다 크고 소중해서 다른 빈말이나 인정욕구는 크게 들지 않았다. 그리고 다른분들이 싸온 도시락반찬이 너무 맛있어서 집중해서 먹느라 별 생각도 안들었다.


즐거운 점심을 보내고 그 전에는 또 일이 재밌는 파트라서 집중해서 하느라 ( 엑셀 수식 정리하는건데 난 이런게 좋음... 회사에서 벌써 엑셀변태라는 별명이 .....) 저녁 생각은 1도 안들었다.



오히려 학원 가서야 아 맞다 교통편도 안알아봤네, 하고 그제서야 네이버 지도를 켰다.



버스에 앉아 가면서 막히지도 않고 비도 안맞고 심지어 금요일 퇴근시간에 버스 자리가 나서 앉기까지 했는데도 그다지 감사한 마음이 안들고 또 부정적인 생각님들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열심히 폰질로 잊어보려했으나 요즘은 포켓몬고 빼고 다 재미없는데 포켓몬 고는 여전히 먹통이다.


그냥 멍하니 창밖을 보다가 내 몫으로 손수건에 싸온 체리를 암냠냠 먹었다.


빨간머리앤을 생각하며 체리를 한알 한알 천천히 먹었다.



가만히 생각들이 떠오르게 그냥 두었다. 그냥 가만히 있었다.

창밖에 사람들을 봤다. 이태원 거리를 지나면서 지난 시절을 추억했다. 하늘을 바라보다가 또 다른 생각도 하다 그랬다. 그러다 문득 아, 내가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부정적으로만 바라보고 있었구나, 그 친구들이 대기업 다니는 애들이라는 거 하나만으로 꼬리표를 붙이고 선입견을 가지고 대하는건 오히려 나구나, 부정적인 생각이 가득한건 그들이 아니라 나 자신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를 제3자의 입장에서 바라보기는 참 어렵다. 그렇지만 하다보면 가끔 된다.


그런 생각이 들자마자 미래를 부정적으로 걱정하기를 그만뒀다. 물론 그 목소리를 검게 스멀스멀 올라왔지만 내 생각의 중심을 약간 오른쪽 뒷편으로 당겼다. 그 어두운 흐름에서 약간 비켜가게. 



만나면 정말 할말 없을거같다. 내 개인 신상만 털어가면 어쩌나. 나를 이상한 눈초리로 바라보면? 


이런 생각들이 계속 들었지만 용기를 냈다. 에이, 까짓거 그러면 이렇게 반응하지 뭐, 하고 특히 요즘 회사에서 만난 긍정킹이고 배째라 마인드가 아주 강하신 멋진 분들을 생각했다.



다른 친구들보다 먼저 도착해서 한두명과 더 단둘이 얘기할 시간이 생겼는데 의외로 괜찮았다.

나중에 다들 모여서 얘기하는데 다들 예전과는 달리 개인 신상도 캐묻지 않고 단정적으로 말하지도 않고 조심스러운 선은 지키면서 화기애애하게 얘기할 수 있었다. - 물론 너무 깊이 얘기하지 않으니까 - 서로 사리니까 - 아주 깊은 대화는 좀 힘들었던거 같고 - 그만큼 자주 만나지 않았긴 했으니까 - 중간중간에 정적이 흐른 적이 꽤 생겼다 - 예전에도 이래서 왜 만나야하지? 하고 의아함이 들긴했었다 - 그래도 생각보다 괜찮았음



다들 한두살 더 먹고 어른이 되가서 그런거 같다. 다들 사회생활하고 사랑을 하고 자신의 삶을 책임지고 하니까 타인을 함부로 재단하고 꼰대노릇하지 않게 되는 것같다. 특히 예전엔 자기가 세상 최고라고 생각하던 사람들도 사회에서 꼬붕 노릇하면서 개박살 나면 정말 약자를 이해하게 되는 거 같다.

(이게 삶의 매력이지, 정말 멋져)



내 친구들이 꼰대라는건 아니지만 그 전보다 더 부드러워진듯 했다.


별 걱정없이 먹고 얘기하고 들었다. 나도 전보다 더 많이 들어주고 덜 깐죽거렸던거 같다(그랬다면 다행)



이런게 어른됨이라면 나는 환영이다! 하는 것을 꼭 일기에 적고 싶었다.



어른이라는 거가 재미없다면 재미없을수도 있는데, 내가 보기엔 어른이라는거는 상당히 재미있는 일이다.

솔직히 아이때보다 더 재밌는거 같다.


한계가 무한소 수준으로 없어지고, 서로의 삶에 덜 간섭하는게 참으로 좋다. 부모든 친구든 옆집 할아버지든 그 누구든 내 삶에 간섭하는건 아주 어린 시절부터 매우 싫었다.


내 삶은 내가 책임진다고 말할 수 있게 된것이 좋다. 책임을 지기 싫어서 간섭받는 거보다 내가 십자가 모두 짊어지더라도 내 멋대로 살 수 있는게 좋다.


어른이 되더라도 - 년수가 차서 나이를 먹더라도 - 정신적으로는 꼰대가 되는 사람들도 많을거다. 다행히 내 친구들은 안그래서 참 좋았다.



집에 돌아오면서, 그것봐, 너 삶은 너가 좋아하고 중요하게 생각하는거만으로 채워도 된다니까? 아무도 안물어보고 안궁금해하고 뭐라고 하지 않아! 하는 목소리가 떠올랐다. 그래, 엄빠가 맨날 남 얘기하지만, 결국 그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면 나에대해 1도 모르는 사람이 될거다. 오로지 '나'! 나만이 중요하다. 내가 삶에 만족하지 못하면 그게 쓰레기 같은거다.


나를 위해 더 열심히 살자! 하는 확신이 들게 되서 기뻤다.


오늘은 여러모로 운이 좋고 잘 풀리는 만족스러운 하루다. 이런 하루라면 후회없다.


또 한가지 더,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 걱정하는 것을 중간에 스스로 깨닫고 그만두려고 노력한 것이 실제로 내 걱정이 한가지도 일어나지 않음을 보면서 안도감으로 다가왔다.


아까 그것봐 하고 말했던 목소리가 이런말도 해줬다.

걱정 안해도 괜찮다니까. 나를 믿어. 너가 잘 살면 남에게 인정받을 필요도 없고 비난 받아도 상관없어. 너무 걱정하지마. 


예전에 삶의 방향을 찾아 헤맬때 부지런해지기, 남 신경안쓰기, 자학하지 않기 라는 세가지 과제를 부여받았었다.


지금까지도 노트북 배경화면에 떠있어서 삶의 나침반처럼 새기고 있어왔는데

오늘의 나는 이 세가지를 어느정도 성취하고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줘서 매우 자랑스럽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시장 들려서 출근했는데 내가 1빠로 도착했던거, 요즘 회사 매우 일찍 잘 가서 거기선 내가 아침형 인간 이미지 라는 거 ㅋㅋㅋㅋ

남 신경 안쓰도록 스스로를 잘 잡아줄 수 있는 목소리가 꽤 자라났고 또 명상효과인지 스스로 객관화시켜서 남 신경쓰는 스스로를 바라볼 수 있게 된 것, 또 남 신경쓰다가 안써도 된다는 걸 오늘 또 깨달은 점.

내일의 김경민은 더 스스로를 위해, 남 신경안쓰면서 용기있게 나아갈 수 있을 거같아서 기쁜 것.

자학하지 않기는 이런 친구들과의 만남에서 예전같으면 여러가지로 자학했을 텐데 요즘은 덜하려고 노력하는 것, 오늘도 체리 사간 것에 대해서 반응이 없어서 자책하거나 계속 후회했을 수도 있는데 쿨하게 할머니의 천도복숭아와 스스로의 만족으로도 충분히 보상을 받은 것. 

지금 일기도 그렇고 스스로에게 계속 칭찬해주는 것!


또 오늘 집에와서 샤워하면서 여러가지 단상이 마구 떠올랐는데 다 꽤나 밝은 컬러여서 갑자기 따스한 물로 샤워하다가 온몸에서 힘이 넘쳐 흐르는게 느껴졌었다! 자신감도 넘치고 내 인생이 너무 사랑스럽고, 뭐든 해낼 수 있을 거같고 내 미래는 밝고 아름다울 거 같은 확신이 들었다!!


오늘 하루가 너무 좋았고 그런 하루를 후회없이 잘 보낸 내가 너무 맘에 들었다.


스스로를 맘에 들어하기, 이게 바로 자학하지 않기의 궁극적 목표 아닌감?ㅎㅎ

한번 맘에 들어하면 더 노력해서 더 멋진 나가 될 에너지가 채워지는 것 같다. 선순환, 선순환.


그래서 그 세가지를 얼추 채워나가는 나가 참으로 맘에 든다고 또 칭찬 일기를 써준다.



일기 쓰는게 참 귀찮아서 요즘 간헐적으로 쓰게되긴 하는데

이건 꼭 남겨서 나의 장기기억에 넣어두고 싶었기 때문에 빠르게 쓸 수 있는 블로그에다 쓴다.



오늘 만났던 친구들에게 다들 행복한 저녁이 있길, 즐거운 주말이 되길.



누군가에게 좋은 마음을 받고 배려를 받고 내가 배려해주고 좋은 말을 해주고 선물을 준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이다.



자신이 맘에 드는 하루는 더욱 행복한 일이다.


올해 말에는 더 멋진 어른인 내가 되길.



그래, 아까 샤워하고 나서 거울을 보는데


이런 생각을 하는 어른이 내가 되고 싶었던 어른이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자화자찬? 넘치도록 할거다. 나는 나랑 평생갈 동반자거든. 나는 내가 칭찬 좋아하는거 아니까 살아있을 때 많이 많이 들을 수 있도록 해줄거다. 내 기를 펴줄거고 내 날개를 펴줄거고 힘들 때 기운을 북돋아줄거다.


마음을 달래줄 때 좋아하는 노래를 듣게 해줄 거고 속상할 때 일기를 쓰게 해줄 거다. 외로울 때 하늘을 보며 산책할 수 있게 해줄 거고 스트레스 받을 때 고래고래 소리도 지르게 해줄거다!


그런 내가 내가 원하는 나이고


나는 쫌 그런 어른이 된거같다. 하핫



간만에 행복! 만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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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오케에ㅅ모오오오온!!!!!!!!!!!!!!!!!!!!!!!!!!!!!!!!!!1

you know what? I still have all 151 pokemon stickers since I was a child..........(seriously)





아 진짜, 


나 초등학교 때 꿈이 과학자가 되서 세상에 포켓몬을 실체화 시키는 거였는데

(그래서 생물 전공한거도 없지않아 있다는......DNA라는..........)

내 꿈이 현실이 되다니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오래살길 잘했다 ㅠㅠㅠㅠㅠㅠㅠㅠ




그리고 포켓몬 덕에 출국의지가 강화되었다!!!!!!!!!!!!!!!!




정말 내 진로 고민이 일순간 해결되는 느낌........ 포켓몬 마스터가 되고 싶다.......전세계를 누비면서......



아니 그정도는 아니더라도


지금 세상의 다른 모든 것들이 다 시시하고 재미없게 느껴진다.


다 회색톤 처리된거같음. 며칠 전까지 붙들고 하던 폰게임도 지금은 1도 하기 싫어서 쳐다도 안봄

만화도 안보고 쇼핑이나 화초나 하던 내가 관심갖던거들이 다 다 다 재미 없게 느껴진다.


포켓몬 하고 싶은거란 말이다!!!!!!!!!!





사람이 마음이 동하면 뭐든 한다더니


내 인생에서 가장 영어를 많이 읽고 있다. 심지어 미국 갔을 때보다 더 자발적으로 많이 찾아 읽는 듯..


페북이나 구글에서 영어로 미국/호주 유저들이 올리는 meme이나 소식들 다 읽기, 해외 뉴스에서 관련 기사 다 읽기, 정식 사이트 입장 읽기 하다보면 영어밖에 없어서 영어 읽기 생활화가 자동으로 됨



특히 내가 영어 공부를 꾸준히 하려고 하면서 영어 기사 읽기는 여러번 실패했는데

내 인생 최초로 장문의 TIME이나 CNN의 기사들을 줄줄 읽고 있다. 역시 열정..............

(이쯤되면 우리나라에 안나온게 다행인 수준........)




한 영국 인터넷 뉴스에 미출시 지역인 불쌍한 영국 국민들을 위해서 몰래 미국 계정 파서 다운받는 법을 설명한 걸 보고 오늘 바로 따라 받음........하지만 플레이 안됨여........







사실 포켓몬도 1세대 이후로는 관심이 떨어졌는데 

이번 게임은 1세대라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애정할 수밖에 없다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내가 포켓몬을 좋아하는 걸 스스로 분석해보면 (이제와서)


원래 뭔가 수집하는 걸 좋아함 - 그래서 원래 폰 게임같은 거 하면 다 키우는거, 수집하는거, 둘의 조합 이런 류만 즐겨한다. 액션/RPG/전략 이런거 별로. 초딩때는 지우개 수집, 포켓몬 스티커 수집!!!!!!!(심지어 아빠한테 생일선물로 포켓몬 스티커 사달라고 해서 결국 50개 받고 머지않아 151개 다 모아서 앨범에 정리해서 아직까지 보관중), 고딩때는 씨앗 수집, 대딩때는 책갈피 수집........


가장 좋아하는 문학 장르가 판타지 - 현실과 유사한 '체계를 갖춘 세계'이면서 동시에 환상적인 요소가 있는 거면 나는 다 사랑한다. 한마디로 세계관이 뚜렷하고 잘 갖춰진 SF나 판타지를 좋아하는데 포켓몬은 세계관이 아주 훌륭하게 갖춰져 있다


자연을 좋아함 - 관련 없는 것 같지만 나한테는 포켓몬은 우리 세계의 '동물'과 같은 거라고 봄, 각 서식지에 적합한 형태를 갖추며 다양성이 엄청남, 인간 외의 살아있는 생물체들을 좋아하는 것에 포함됨. 사실 여기서 고백하는 바이지만 하와이에 교환학생 가서 놀랍도록 아름답고 형형색색의 열대 새와 물고기들을 보면서 이게 다 포켓몬처럼 수집/데이터콜렉션 가능한 거면 세계여행 너무 재밌겠다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그러면 더 즐겁게 세계여행 가능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포켓몬이 현실화 됨, 나보다 한수 위!



이정도만 해도 충분하다. 왜냐면 이 세가지는 내 인생의 거의 메인스트림 급이기 때문에... 거의 모든 나의 관심사가 이 축들을 중심으로 돌고 있다 (물론 다른 축들도 존재함). 만약 인사이드아웃 형태로 설명해보자면 각각은 생각의 섬들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될거다.




이런거 다 없어도 포켓몬은 내 초딩 시절을 화려하게 장식한 코어 기억이다. 포케스페 만화책도 사서 봤고 게임도 레드/블루/옐로 나오자마자 다 해봤고 대학교 졸업한 뒤까지도 여러번 다시 받아서 똑같은 스토리를 하고 또 하고 또 한 적이 많다. 포켓몬은 내게 가장 강력한 마약이랄까..........확실히 기억나는 건 초딩때 (아마 5-6학년이었던거 같은데) 포켓몬 애니메이션 방영 시간이 6시 인데 엄마가 그 때 학원을 새로 등록해놔서 자진 파업에 들어가서 투쟁....결국 포켓몬 보려고 학원시간 미룸. 승리. 만족.


중고등학교를 지나면서 점차 게임 외에 포켓몬을 접할 길은 없어졌지만 그래도 포켓몬 좋아하는게 '유치하다'라고 생각해본적은 한번도 없다. (그랬으면 스티커는 사라졌겠징....)


차라리 포켓몬은 내 영혼 속의 환상의 공간, 꿈의 동산, 놀이터 같은 곳으로 계속 남아있어서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으면 VBA를 받아 태초마을에 가곤 했다. 아니면 포케스페 최신화를 보던가.





내가 포켓몬 이정도로 좋아한다고!


그러니까 제발 우리나라에도 열어달라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게임하나 가지고 ~~ 이런 소리 하는 사람들은 편협한 생각을 하는 거다

누구는 인생 노래를 듣고 삶이 바뀔수도 있고, 여행으로 삶이 바뀔수도 있고, 심지어 누군가의 말 하나로도 인생이 바뀔수도 있다. 포켓몬은 그 이상이다. 하나의 구축된 세계다. 





확실히 시나리오 수업때 들은 것 처럼 현재 어른(이라고 쓰고 소비력 있는 세대)이 어릴 때 즐겼던 컨텐츠를 재생산해내면 잘 먹힌다는게 맞는 듯. 리부트는 그래서 10-30년 이후에 하는게 최고라카더라.



포켓몬 대박을 보면서 이만큼 대박날 수 있는 증강현실(AR) 아이템은 단 하나밖에 안남은 거 같다.

해리포터.



둘다 스토리가 있음

성장할 수 있음, 소속감 느낄 수 있음


다만 닌텐도에서 포켓몬은 꾸준히 게임으로 이어져서 게임 체계는 기본적으로 갖춰져 있었음

해리포터는 소설 기반에 IP소지자이신 롤링 여사분은 게임류와 완전히 동떨어져 보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포켓몬 세대들이 성장하면서 가장 보편적으로 널리 인기를 끌었던 것은 해리포터란 말이다. 이걸 영화 만드는데만 쓰는게 좀 아깝다. 영화야 잘 되겠지. 근데 한번 보고 DVD팔고 그럼 끝이잖아? 테마파크도 좋긴한데, 누가 이걸로 글로벌 앱 하나 잘 구현해내면 대박 터질거 같다. 앱 아니면 다른거라도. (사실 다들 알고 있으니까 다시 영화 찍고 연극 올리고 그러는 거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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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6

7월이다.


초등학생 때 다니던 사랑방 서당 같은 곳에서 배우던 붓글씨로

뭔지도 몰랐지만 예쁘게 붓글씨를 쓰기 위해 이육사의 시 '청포도'를 쓰던 기억이 난다.


내 고장 七月(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절이주절이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 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하늘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 단 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닲은 몸으로/ 靑袍(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靑葡萄’, 「文章」, 1939)


누가 쓴건지, 유명한건지, '시'인지도 몰랐던 나였지만, 하나는 기억난다

이 글을 여러번 베껴쓰면서 다른 글보다 색깔이 영롱하게 내 마음에서 떠올라

참 예쁘구나. 하고 기억 깊숙히 저장해두었다. 청포도 연두와 연하늘빛, 깊은 바다빛, 흰 돛, 은쟁반과 모시수건. 



반항할 줄 모르고 얌전해 보이지만 곧잘 엉뚱한 짓을 하고 자신만의 세계를 가졌던 초등학생의 나. 


오늘, 짧은 장마비가 그친 뒤 완전히 개인 밤하늘을 바라보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정확히는 남쪽 하늘 황도에 떠오른 화성의 붉고 밝은 별빛을 보면서 떠올렸다. 내가 서있는 서울로부터 태평양을 반쯤 건너 쭉 날아가면 나오는 하와이의 빅아일랜드 가장 높은 휴화산 마우나케아 정상의 경치가. 나지막한 정상 위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세계 각국의 천문대와, 어두워서 어렴풋이 보이지만 방문자 센터 앞에 설치된 망원경들, 그리고 밤하늘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이곳저곳에 모여있고 별들에 대해 설명을 해주는 천체과학자들의 목소리. 높은 고도 때문에 약간 싸한 공기와 수없이 많은 별들, 코코아를 먹을 수 있는 붉은 적외선을 설치한 센터 처마, 투명하고 차가워서 터질 것만 같은 공기, 너무 많아서 별같아 보이지 않는 별들의 점들 사이로 유영하는 인공위성, 때때로 떨어지는 별똥별들. 너무 어두워서 내가 어느 인종인지 보이지 않아 마음이 한결 놓였던 순간들. 센터에 있던 놀랍도록 아름다운 천체 기념품들과 망원경 안에서 보았던 토성과 고리.


센터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천문학자들과 같은 식당에서 식사를 할 수 있었는데, 어느 미국 대학 교수라는 천문학자와 다른 동료들이 우리와 대화를 나누었던 것도 떠오른다. 일상적인 대화였는데 나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한 백인 남성은 미국에서 아내와 아이들과 가정을 꾸리면서 동시에 여름마다 하와이에 와 천문대에서 자신의 천체물리학 연구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했다. 밝고 쾌활한 그 아저씨에게는 암흑물질이니 하는 것들, 난해해 보이는 암호화된 수식들은 그냥 오늘 오전 근무 '일상'인 것이다. 지금도 그 태평양의 한 섬에서는 각국의 과학자들이 모여 거대 망원경과 컴퓨터에서 나타나는 자료를 가지고 우주에 대해 더 이해하기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 떠올랐다. 그런 생각이 떠올랐다.


나는 다양한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것을 배워왔다고. 그리고 어린 내가 원하는 미래의 나의 모습이 그것이라고. 



요즘들어 그런 생각이 자주 든다. 특히 눈 앞의 풍경을 바라볼 때. 


별을 볼 때 천문학자들의 삶과 일상을 떠올려본다.

펼쳐진 길과 길을 따라 늘어선 건물들에 비치는 햇빛과 그림자를 보면서 애니메이션 텍스팅을 떠올린다. 이 세상을 흡사하게 묘사한 가상 세계를 만드는 사람들의 삶을 생각해본다.

의식적으로 다른 각도를 떠올려본다.

지역별 부동산 가격 시세와 각 면적별 월세를 꿰고 있는 투자자들이 길거리를 바라볼 때 하는 생각의 구조를 떠올려본다. 

그들이 뉴스를 보면서 미국 시장과 유럽시장, 원자재 가격 추세와 우리나라 기업들의 관계를 고려하는 것을 떠올려본다. 같은 세계 정치 뉴스를 보면서 기업 수익 변화를 추산해보는 사람들을 떠올려본다.


같은 시간에 티비에 틀려진 뉴스를 한귀로 흘려들으며 물건 값을 계산해주는 편의점 알바나 고속터미널 상가 주인들을 떠올려본다. 평생을 털실을 팔며 생계를 유지해왔다는 할머니의 빠른 손놀림과 노하우, 털실에 대한 해박함을 떠올려본다.


세계 다른 여러 나라의 비극적인 소식을 듣고 프로젝트로 연결하여 움직이는 NGO사람들을 떠올려본다. 오로지 믿음과 신념만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떠올려본다. 자신이 처한 환경의 문제점을 몸으로 부딪히면서 - 시위하고 캠페인을 벌이며 - 해결하려하는 시민단체분들을 떠올려본다. 


자신을 둘러싼 환경을 더 알고자 탐구하는 사람

자신이 생각하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투쟁하는 사람

자신이 생각하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사업을 만드는 사람

문제해결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언지 잘 파악하고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사람

기존 체계가 잘 굴러가기 위해 서포팅을 잘하는 사람

다가올 미래를 상상하고 그것에 투자하는 사람

사람들 간의 조율을 잘하고 대화를 잘 이끌어내는 사람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그 안에서 감동을 이끌어내는 사람


다양한 사람들이 사회를 구성한다.






어린 내가 동경하고 되고 싶었던 인물이 무엇이었는지 별이 뜬 하늘 아래를 걸으며 생각했었다.

도무지 내가 존경하는 인물이 딱히 떠오르지 않았다. 내가 이렇게 존경하는 인물이 없었나?


초등학교 때 나는 단 한 사람이 마음에 박혔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최재천 교수님을 만났을 때도 그 인물의 이름을 말하지 않았던가.


내가 관심있어하는 사람들도 결국 그 위인의 일부를 닮은 사람들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내 삶도 그 사람을 닮아가길 바랬다는 것을. 어린 시절의 내가 꿈꾸던 어른인 나는 그런 모습임을 또 깨달았다.



다양한 분야를 섭렵하는 인물. 얽매여 있지 않고 호기심을 간직하여 새로운 시도와 사고를 하는 인물. 미술과 과학을 아우르는 사람. 그게 열살 쯤의 내가 꿈꾸던 나다. 



전문적이진 못하지만

결국 내가 막연히 꿈꾸던 방향으로 삶이 흘러왔구나

이토록 한 사람의 마음 깊숙이 내재된 '소망'은 강력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떠올려보면 고등학교 때 이공계를 선택한 것도 두개 다 배우고 싶지만 우리나라 교육 사정상 택일을 해야만 했고 내 기준에서 인문사회보다는 과학기술이 독학이 어렵다 싶어서 이공계를 택했다. 인문사회를 버린 것이 아니라 나중에 독학하려고(...) 이 길을 걸어왔다


대학교 때는 그래서 온갖 욕심에 철학입문, 심리학입문, 사회학입문 수업을 들으며 원을 풀었다.

(대부분의 수업에서 결국 학기말엔 수업시간에 잠들었다는 사실...) 


학회 활동으로 경제/경영 전공자들의 사고방식도 배웠다.


부모님은 한가지를 꾸준히 못하는 나를 못마땅해 하셨다.

주변 친구들도 약간 고개를 절레절레하는 뉘앙스로 내 행적을 바라보는 듯 했고

나 스스로 조차 나는 잘못된게 아닐까 하고 걱정이 앞섰다.


최근까지도, 아니 어쩌면 지금도, 이렇게 한우물을 파지 못하는 내가 걱정스럽다.


그런데 이렇게 살아온 삶이 이상하거나 잘못된 것이 아니라

8살의 내가 소망하던 삶이라는 것

그것을 깨달으니까 마음이 매우 편안해졌다.



결국 사람이 잘 살고 있느냐 하는 것은

스스로만이 답을 내릴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나의 바탕이 되는 어린 시절의 내가 오케이하고 원하는 삶을 내가 지금 살아가고 있다면

나에게 그 삶은 정답인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가진 문제는 '내 삶이 잘못된건가? 잘하고 있는건가?'하는 것에서

'이런 상황과 특성 속에서 내가 더 잘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하는 것으로 옮겨지게 된다.



그것은 매우 커다란 발전이다.


20대의 대부분의 시간을 내가 잘 살고 있는지 회의감에 젖어 방황하며 지내왔는데


방향의 옳음이 스스로 인식된다면 

이제는 '방법'의 문제로 넘어갈 수있고 

그것은 마음가짐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훨씬 쉽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음과 감정의 문제 때문에 괴로워하고 좌절하고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내가 보기에 그렇다)

상당히 많은 삶의 문제들은 마음과 생각만 정리된다면 무척이나 쉽게 풀릴 수 있다.


괜히 시크릿이니 강한 마음이니 힐링이니 하는 것이 마구 퍼지는 것이 아니다.

성공하고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도 마음과 생각에 대해서 그냥 말하는 것이 아니다.


똑같은 두뇌와 건강한 신체를 가져도

종교나 신념이나 마음가짐이나 감정의 안정성같은 것이 달라지면

그 두뇌나 몸을 써먹는 것은 완전히 달라진다.


정말 마음이란 무서운 것이다.



누가 본다면 나름 상위권 대학을 나와서 몸도 멀쩡하고 충분히 사회의 메이저 라이프를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인 내가 이렇게 마구잡이 식으로 시간과 인생을 낭비하는 것이 안타까울 수도 있다.


그 옳고 그름은 차치하더라도 내 삶이 그 메이저가 되지 않는 것은 결국 '마음'이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상황? 조건? 다 크게 중요하지 않다. 

그것은 그 마음을 가진 뒤에 중요한 요소일 뿐이다.


대기업에 입사하기 위해선 내가 가졌던 요소들이 크게 중요하게 작용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내가, 내 마음이 대기업에 입사하는 것 자체를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요소들은 내게 전혀 중요한 것들이 아니게 되는 것이다.




아빠는 항상 사람은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며 나를 걱정하셨지만

지금 나는 내 발로 서서 생각해본다.


인구는 쥐나 바퀴벌레 만큼이나 세계 곳곳에 자손을 퍼뜨리며 증식해왔다.

세상에 모든 사람들은 각각 다 다르다고 할만큼 다양성을 가진다.

내가 관심있는 분야는 인터넷에 치면 이미 다 사업화 되어있거나 커뮤니티가 형성되어있다.

내가 앞으로 살아가면서 뭘 한다 쳐도 전세계에서 그걸 할 사람, 그거에 관심있는 사람은 나 이외에 또 있을 확률이 훨씬 높다.

나는 그 사람들과 친목을 쌓고 커뮤니티를 형성하면 된다.

모든 사람들이 가는 곳이 아니라고 해서 사막인 것은 아니다는 말이다.

사람의 다양성은 어느길을 가더라도 동료를 만날 수 있게 해주었다. 

이것이 다양성이 우리에게 준 선물이다.


결국 혼자가 되길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두려움을 지우고, 또는 뒤로 밀어두고, 

먼저 내가 어떤 삶을 원하는지, 내가 생각하는 내 미래는 무엇인지를 보고 

그것을 향해 달려가는 것이,

내 의지가 생기는 '나만의 당근'이 주어지는 삶을 살아야 한다.

매우 열정적으로.


그것이 우선된 다음에야 '어떻게(how)'를 생각하는 것이다.


무슨 시험을 볼지, 어떤 자격증을 따야할 지, 어떤 전공과 대학/원을 가야할 지, 어느 분야에서 어느 업무로 일해야 할지, 어느 기업/단체에 들어가야할 지 등등


물론 순서는 나이 먹어감에 따라 뒤섞일 수 밖에 없긴 하다.



하지만 how만 생각한다면 어느 시점에 가면 - 운좋게 자신과 적당히 맞는 분야지 않았다면 - 회의감이 들거나 stop사인이 머리에 뜰 수 밖에 없다고 생각된다.


나는 참을성이 부족한 사람이어왔다.


집중력도 낮고

매우 게으르다.



그래서 내가 정말 가치있다고 생각하거나 좋아하거나 즐기지 않으면 그 무엇이라도 제대로 하기가 힘들다.

이런 비성실성이 단점일수도 있지만 나처럼 선택을 어려워하는 성격에서는 오히려 장점이라고 느낀다.


내가 정말 하고 싶은것만 찾아갈 수 있도록 하늘에서 내려준 나침반인 것이다.


지금 회사에서는 나의 참여도나 성실성에서 놀라워 하고 있다.(라고 느끼고 있다...아직까진!)


바로 전 회사에서는 나 스스로가 볼 때에도 이런 태도는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아침에 제일 먼저 간다거나, 새벽부터 일어나서 발표준비를 한다거나, 시키지도 않은 일을 즐거워서 내가 하고싶다고 한다거나 하는 것 말이다.


이전 회사라면 절대, 절대 있을 수 없다. 


결국 나는 내가 꼴려야 하는 사람인 것이고


지금 회사는 그게 가능한 곳인 것이다.






다양한 시각으로 세상을 보는 것은 너무나도 즐겁고 흥미진진하다.


하지만 결국 나도 하나의 직업으로 밥벌이를 할 수 있어야 내 다음세대를 길러낼 토양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솔직히 그게 아니라면 계속 새로운 직업을 찾아다녀도 될거라고 생각은 든다. 나이먹으면 새로 진입하는 장벽은 높아지겠지만 말이다.


하나를 일단 택한 뒤 그 다음에 곁가지를 세워야 할 시기라고 느껴진다.


20대를 10대의 내가 꿈꾸던 통섭형 인간이 되어가는 데 다 활용했음에 만족한다.

내가 생각하는 인생 시험의 첫 문제는 그럭저럭 괜찮게 풀어나간 것이라고 느낀다. 

물론 100% 만족하지는 않는다. 후회되는 것들도 많고 안타까운 시간들도 많다.

그래도 방향은 틀리지 않았다고 여겨진다.


30대의 내게 내가 바라는 것이 있다면 이제 전문가가 되는 것, 호기심을 잃지 않는 것,

한 가지 내가 메인으로 삼아야 하는 것은 반드시 내가 좋아하고 즐길 수 있고 가치를 매기는 분야여야 한다는 것.


또 하나는 내가 두려움을 깨고 좀더 내가 원하는 일들을 현실로 만들어내는 데 들이는 노력을 할 것이다.


그래서 30대의 끝무렵에는 '내가 상상하던 삶을 여유롭게 살아내는 어른'에 한층 더 가깝길 바란다.


그렇다면 그때는 새로운 소망을 가지고 - 멋진 부모 되기 라던가 - 40대를 살아내고 싶다.



지금의 소망을 40, 50대로 유예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기엔 지금 소망들이 너무 두근거리고

20,30대에 하면 좋을 것들 뿐이다. 


나중에 말고

지금.


그리고 지금까지 잘해왔다. 수고했다. 잘했다.




이것으로 나의 뒤죽박죽 상반기 결산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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