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이미지

이번 리오 올림픽 폐막식에 등장한 2020 도쿄 올림픽 동영상은 처음부터 끝까지 일색이 만연하다.
일본 사람들은 자신들의 색깔이 어떤건지 알고 그것이 갖는 강점을 알고 전부 그것에 올인한 느낌이다.
그런 매니악하고 '오타쿠'적인 -애초에 오타쿠가 일본어인데 전세계에 통용된다는거부터가 일본이 오리지날 오타쿠 라는 증거... - 면모가 그 나라가 갖는 색채인 것이다. 그것을 괜히 스스로 거부하거나 다른 나라를 따라하면서 희석시키지 않고 강하게 드러내는 것은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좀 거부감 들 수 있지만..-_-....- 마케팅 전략으로는 아주 잘한 것 같다.
특히 서구권에선 일본 하면 상상하는게 딱 그 도쿄 올림픽 동영상에 다 들어간듯...!

도라에몽 헬로키티 팩맨 같은 유명캐릭터를 올림픽과 상관도 없는데 집어넣고 약빤거 같은 동영상을 세계의 축제용으로 만든거도 대담한데 그 컨셉을 끝장나게 유지해서 무려 일국의 수상을 코스프레 시켜서 (겨우 모자뿐이어서 약간 아쉽) 그 수많은 관중들 앞에서 뿅하고 튀어나오게 만든건 정말 대단하다. 이건 뭐. 대단한거지. 아베총리도 자기 체면같은거보다 국가에 필요한 걸 위해 마리오도 될수 있다는 자세를 보인게 수상답다.

일본에 좋은 감정은 별로 없어서 빨간 동그라미를 다 지워버리고 싶긴했지만 (게다가 세계인의 축제인데 왜 동영상은 죄다 일본인만 등장하는 것이야?) 쨌든 보면서 든 감상 중에 우리가 기억하면 좋을 것들은 위와 같았다.
일본은 만화와 게임을 통해 세계인들에게 마케팅을 잘 하고 있다. 하나의 컨셉을 잡으면 쭉 밀고 나가야 사람들이 나중에 국가에 대해 말할때 아, 거긴 이런 이미지얐지! 하면서 관심을 갖게 된다. 마치 미국 하면 슈퍼히어로물이 떠오르고 영국하면 탐정드라마가 떠오르는 것처럼.
내가 말하는 컨셉이란 문화적 이미지를 말하는 거다.

국가 이미지도 결국 거기에 연관되는 것이다. 일본하면 뭐가 떠오르는가? 벚꽃, 후지산, 온천! 그리고 오타쿠 문화와 -혹자는 야동을 떠올릴수도.....-_-......- 사무라이 등등이 떠오를 것이다(일제 전범들은 논외로 하겠다. 여기서는 전세계적으로 퍼져있는 대중문화적 이미지만을 얘기하고 싶어서).
그래서 서구권 오타쿠들에게는 일본은 반드시 가보고 싶은 나라인 것이고 일반 대중들에게도 좋은 관광지로 알려져 관광수입이 증가하고 있다.

물론 일본도 국가고 다양한 국민들로 구성되어 개개인의 편차는 많을 것이다. 모두가 만화를 좋아하는 거도 아닐거고 모두가 오타쿠는 아닐테니까.

그래도 국가 이미지를 가진 다는 것은, 나라간의 이미지 경쟁을 해야할 때 큰 장점으로 작용하여 종국에는 국익에까지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서론이 너무 길어졌지만 문화적 이미지 구축은 중요한 것이며 일본은 그것을 잘 알고 매우 영리하게 잘 써먹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자신들의 이미지를 잘 마케팅하고 있다기보다는 스스로들이 생각하는 대~중화문명~ 이런 이미지를 자기 자부심에 취해 마구 뿜어내는 느낌이다만 워낙 그게 강하고 뚜렷하니까 (공산주의 느낌도 나면서 통일감 느껴지잖아) 납득하기 쉽고 기억에도 잘 남는다.


결국 항상 한중일 얘기가 나오면 마지막에 대두되는 것은 동일하다. 그럼 우리나라는? 이라는 질문.

그렇다. 우리나라는 지금 통일된 이미지가 없어서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다.
뭔 난리고 하니,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국가 슬로건을 바꾸는 것으로 예산을 날리고 이미지 없는 남따라하는 표절국가 이미지만 쌓아 가고 있다... 아 하긴 이것도 이미지긴 이미지....

우리나라가 남 의식하고 남 따라하려는 성향이 강한게 결국 정책방향에서도 드러나는 것이다.
그러나 내 생각엔 우리나라는 남 따라하는 것만 있지는 않다.
한류를 이끈 연예인들과 한국드라마는 우리의 색깔을 가지고 있는 문화라고 여겨진다.

서구권 문화의 범람으로 동아시아에 유럽과 미국을 좋아하고 선망하는 여러 물결이 들어온건 사실이다. 일본에선 그 문화가 로리 캐릭터들이 입는 메이드나 레이스, 일본식 카스테라나 디저트, 다양한 서브컬쳐 속의 서구권 모습 및 금발벽안의 캐릭터들로 남은 것 같다. 주로 샤방샤방 샤랄라~ 매니악마니악해~ 라는 일본의 선호도에서 벗어나지 않은 측면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반면에 그런 귀엽고 아기자기하고 샤랄라 한 측면보다는 패션, 디자인 측면에서 쿨하고 세련된 것을 좇으려는 모습을 많이 보인 것 같다. 그래서 그 감각이 한류 연예인들의 의상에, 드라마 속에 나타나게 된 것같다. 특히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밤문화-이상한거 말고, 음주가무를 즐기고 술 좋아하고 반주도 자주 마시고 노래부르길 즐기는 문화-가 서구권의 팝송 및 힙합 락 장르 등을 흡수해서 한국만의 스타일로 승화한 게 벌써 수십년이 지나 우리만의 것으로 남은 것 같다. 음악적 측면에서도 마니악한 일본이나 아직 자유로운 느낌이 덜한 중국에 비해 서구권과 맞먹을 정도의 쿨하고 딱 최신의 느낌이 나는, 그러니까 트렌디한 감각! - 아 이런 단어들 모호해서 쓰기 싫었는데 딱히 대체할 말도 없다...- 그래 이런 감각이 살아있는 게 우리의 강점인 것이다.



이번이 빅뱅콘서트를 다녀와서 든 생각이 이거다. 빅뱅은 어느 나라에 데려가도 촌스럽지 않게 디자인 되어있고 또 음악도 서구권에서 들어도 전혀 "아시아"적이지 않은 것도 포함하고 있다(실제로 해외 유튜브 댓글 보면 이게 kPop이라고!?하며 놀라는 게 꽤 있었음).

씨엘도 같은 컨셉으로 먹히는 거 같고 강남스타일도 마찬가지다. 촌스럽고 웃기고 아시아적인 느낌을 주더라도 그건 팝컬쳐 정도지 완전 몇십년전 구닥다리 느낌인거랑 차원이 다르다. 이 느낌은 일본이나 중국 그 어디서도 아직 내지 못하는 것이다.

작은 나라고 항상 남을 의식해서 따라가려고 노력하는 패스트 팔로워인 우리나라. 그것이 이렇게 장점으로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남을 의식하고 따라가려 했기 때문에 전 세계의 가장 핫한 문화에 비교해도 인정받을 수 있는 대중성을 확보하고, 그 누가 봐도 정말 COOL하다고 인정할 만큼 세련됐다.

남이랑 비슷하고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질 수 있기에 일본처럼 완전 매니악하고 자기만의 색이 뚜렷이 튀어나오진 않는다. 남들과 비슷해지려하기 때문에 배타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중국과도 같아질 수 없다.
대신 세계라는 남의 잣대로 스스로를 평가하기 때문에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트렌디한 패션과 문화의 국가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우리나라 사람들은 아시아 국가 중에 가장 준수하게 생긴거 같다.....는 사족.


내 생각은 그러므로 우리나라는 쿨하고 세련된 아시아의 보석같은 국가로 자리잡으면 통일성도 유지되고 전 세계에서도 쉽게 그리고 오래 기억해줄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도 그 이미지 혜택 볼거같고.
이렇게 말하면 너무 서구권 찬양같아보이지만 -전혀 그런 사람 아닙니다... 쨌든 서구권이 돈줄이 많으니까 그들에게 마케팅하고 팔려면 이래야지 - 아시아의 유럽이라해도 될만한 문화적이고 선진국적인 깔끔한 나라라는 이미지를 구축하면 좋겠다 싶다.
한중일 중 유일하게 대통령이 있는 국가이면서 민주주의 국가인 것도 그 이미지에 플러스로 작용할 테다.
딱 여기까지만 봐도 답 나오잖아. 일본은 왕족이 있는 국가, 약간 스타일 있지만 고리타분해. 중국은 공산주의 국가, 애초에 세계에서 몇 안되는 고집센 자국중심주의. 사랑받기보다는 필요해서 친해져야하는 느낌이라면. 우리나라는 젠틀하고 깨끗하고 민주주의인데다가(안지켜지는가에 대한거는 일단 마케팅에서 뺀다! 어차피 뽀록 나겠지만) 우리 스타들과 노래와 드라마등 문화를 사랑하는 수많은 팬들을 여러 국가에 거느린 아름다운 민족들이 사는 나라다!!!! 사랑받기 위한 이 이미지를 왜 못살리는가!!!!!!!

한류 이미지를 마스크팩이나 치킨 팔아먹는 그런 푼돈 만드는데 쓰지말고 50년 100년 뒤를 내다보고 나중에 아시아에 무슨 일 있으면 다 우리를 통할 수 밖에 없도록 서구권과 동남아시아를 홀딱 반하게 만드는데 써란말이다 이 국가원수들아 ㅠㅠㅠㅠㅠㅠㅠ

중국은 제멋대로 세계를 쥐락펴락할테고 일본은 무슨 꿍꿍이인지 모르겠는 상황에서 우리가 원래 삼국시대때부터 해먹고 살아온 고래싸움에터지는 새우 플레이를 어차피 계속할 거면 이런 이미지면 플러스울트라라고..!!!!!!!!


우리보다 약간 못사는 국가에게는 지금 그들이 동경하는 이미지를 더 확고하게 박아주고, 우리보다 잘사는 선진국에게는 이웃이미지를 줘서 너네 집에서 놀던 스타일 그대로 새로운 환경에서 같은 재미를 볼수 있어! 하고 문을 열어줘야 하는 때이다.

그러면 누가 알겠나, 할리우드 스타들이 우리나라 파티에 오는게 연례행사가 될지도!


그러면 2036년 부산 올림픽때는 우리나라 대통령이 스타디움에 올라가서 한 소절 노래를 뽑아도 되는 거다!
아니 그런 대통령을 우리가 뽑아야 한다. 쿨하고 민주주의적이고 젠틀하고 기본 최신 상식과 매너를 탑재한 대통령을! 한류스타 급으로!




어설프게 다이나믹 코리아라느니 표절논란 있는 크리에이티브 코리아라느니 다 버리자 제발.

그런거 말고 진짜 우리가 어떤지 바라보고 우리가 어떻게 바라봐지고 있는지 보자. 해외에 우리나라 문화 팬들은 우리나라가 창의적??이어서 좋아하는게 절대 절대 네버 아니다.

우리나라는 이미 있는것도 가장 예쁘고 아름답고 멋진 부분만 잘 따와서 세련되게 우리 것으로 쓰는 센스가 탁월한 나라인 것이다. 우리는 멋지고 쿨한 나라인 것이다. 우리나라를 오고 싶어하는 수많은 전세계의 소녀팬들을 생각하자!!!!! 오타쿠 팬층을 가진 일본보다 훨씬 멋지지 않는가?


'멋'이 있는 민족이 우리민족 아니겠는가. 김삿갓의 풍류가 우리에게 흘러 이제 전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다. 우리의 멋 하면 또 옛멋만 떠올리도록 세뇌되었지만 그러지 말자. 서울에 살며 출퇴근 하는 우리의 도시 삶도 아주 멋진 코리아 드라마의 한 장면이다. 우리는 지금 사람들이 화면 속에서 동경하는 장면 속 주인공이다. 우리는 멋진 사람이다. 이미지와 현실이 일치하기 위해서는 더어어어어욱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우선은 방향부터 제대로 잡자.

크리에이티브는 우리가 아니고 우리가 부러워하는 대상인 것이다. 슬로건은 최소한 우리로부터 나온 것을 하길 바란다. 그래야 오래 먹히고 잘 먹히고 세계에서 좋아해 줄 것이다. 우리 좋으라고 하는 슬로건이 아니지 않는가? 몰랐다고? 마케팅 부터 배우고 오셈


지금 내 머리론 멋진 슬로건 한줄이 떠오르지는 않는다. 나는 카피라이터는 아니니까. 부디 이 글이 재능있는 어느 분의 마음에 닿아서 아름답고 멋있는 슬로건으로 태어나길 바란다.


자랑스런 한국을 만들고 싶다는 예전 생각이 이렇게 시시때때 튀어나와 새벽에 글을 썼다.


멋진 한국
멋있는 한국사람

할 수 있다

슬로건 만들라고 시킨 정부 고위관료분들이 부디 본인들이 멋진 사람이 되길 먼저 실천해주셔서 이 문구가 자연스레 배어나온다면 더할나위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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