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꽃향기


온종일 집에있다 밤에 외출하는 날이면 밤공기가 남다르게 느껴진다.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고 하던가. 어둑어둑해지면서 오히려 더 맑아지는 쪽빛 하늘. 그 가운데 어느때보다 영롱한 은빛을 내는 저녁별들이 뜬다. 봄이 다가와 저녁이 되어도 푸근한 바람. 이 맘때 이 기분을 무척이나 사랑한다. 바람이 어디서 오는지 모르는 꽃향기를 실어와 검푸른빛 하늘이 달콤하게 느껴진다.

어둠 속에서도 하얀 새끼비둘기같은 목련 몽우리들이 집에 돌아가 잠을 청하듯 가지끝에 고개를 내리고있다. 산 아래 시장에 북적이는 소리와 불빛이 발께에 놓여져 더 안심되면서도 딱 적당한 거리. 간혹 이 저녁에 은보석같은 찬란한 금성이라도 있을라치면 그 저녁은 온전히 축복이다. 초승달이 녹아들듯이 미소짓고 크림색으로 하늘과 달과 꽃송이가 녹아들때. 저녁 무렵 그 선명치않안 색들의 정적인 찰나가, 너무도 달콤하고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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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서자 걷자 숨쉬자 눈 뜨자 by 테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