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자, 아프지말고

삶이 즐겁고 재밌길 바랍니다
내가 주인공이고 사랑받는 사람이길 바래요
스트레스를 받지 않길 바래요

몸이 많이 아프게되니까
그리고 실제로 아픈건 아니더라도 큰병 이름이 왔다갔다하니까
무서운 검사를 혼자 받고 결과를 기다리고 해야하니까

별 생각이 다 들긴했다
내 오른쪽 가슴에 쇠드릴같은걸 푹 꼽고난 다음에 푹 푹 더 찔러넣는걸 왜 마취를 했는데도 다 느꼈는지

왜 나한테만 이런일이 일어나는 건지
내가 뭘 잘못한 건지
원망과 억울함 슬픔이 뒤섞이다가

아냐 암도 아니랬고 조기에 발견한거니까 치료방법이 있어
암이라해도 지금이라도 발견하니 다행이지. 뭐하면 떼어내면 살 수 있어
회사일로 골머리 썩지 않아도 되니 차라리 낫다
나를 죽이는 고통이 아니면 나를 더 강하게해준다던데 그게 지금일거야
하느님은 내게 견딜 수 있을 정도의 고통만 내려준댔어. 그러니까 견딜 수 있어

이런 마음으로 버텼다.

솔직히 계속 울었다

내가 불쌍해서 운거같다

수술중엔 아파서 머리를 내내 쥐어뜯으며 울다가
아니 의사가 이거 해본거 맞나 싶을 정도로
피도 나고 아프고..

중간에 드는 이런 생각들때문에 또 울고
자궁까지는 나때문인거 같았는데 가슴까지 이러니까 그냥 여자로 태어난거 자체가 너무 원망스러웠다

이젠 뭘 잘못해서가 아니라는 생각도 들고

그냥 누구한테나 일어날 수 있는데 그게 나한테 일어난거 뿐이다 했다

그럼에도 눈물이 또르르르르 계속 흐르는거다
누가 안아주고 괜찮냐며 위로해줬으면 하는 마음이었나보다

울고 나와서 침대에 누워서 또 울고 약받고 나가는 길에 화장실에서 꺼이꺼이 또 울었다

누가 괜찮냐고 물어보면 툭 하고 울어버릴거같은 마음으로 회사를 갔다

검사한 곳에 피가 엉겨붙어있고 속옷까지도 피가 묻어있었다




회사 일에 정말 관심이 안간다
인생 짧은데 그냥 죽는다 생각하면
딱히 해야만하는 것도 없다 싶었다
그냥 내 기준에 말도안되는걸 선택해서 해도 된단 생각이 들었다
그냥 그게 사는거지

뭐 어차피 지금 가진게 뭐 얼마나 된다고.

호주에서 워홀도 해도되고
대학원을 가도 되고
배를 타도되고

그냥 그거 하면 된다

그리고 내가 살고싶은 인생을 살면 된다



그러고 술이니 연애니 하는 얘기로 애들처럼 노는 익명의 집단에 관심이 뚝 떨어졌다
이 나라는 사람이 아플때 진짜 걱정해주는 사람에게만 고마움이 느껴졌다

이들은 자기들 줄거움만 좇고 나라는 사람에겐 사실 관심이 없단걸 다시금 느꼈더

일회적 관계가 진절머리 났다
날 위해주는 가까운 관계의 소중함과 부재에서 오는 아쉬움을 느꼈다

'생각 기억 느낌 > 나 관찰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이너마이트 작곡가  (0) 2020.09.02
졸업축하연설 - 꿈을 좇지마라  (0) 2018.05.18
창업교육  (0) 2017.09.04
이카리 신지  (0) 2017.03.12
나의 WHY, Who am I?  (0) 2017.01.30
일어서자 걷자 숨쉬자 눈 뜨자 by 테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