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삶, 삶과 글

삶이 시련과 고통을 줄 때가 많다
생각한 것 이상의 나락을 경험할 때도 있다.
바닥이 없을 것 같은 어둠 속으로 빠질 때도 생긴다.

그 고통자체는 너무나 나를 괴롭게 만든다.
내 영혼과 몸은 자신들의 최선을 다해 이것을 완화시키고 탈출하려 애쓴다.
술을 마시거나 노래를 듣거나 새싹을 심거나 따뜻한 샤워를 해준다.

그러한 시간이 가져다주는 가장 큰 선물은 수없이 많은 인간사에서 나보다 더 비할데 없이 끔찍한 삶을 살아온 무수한 인생 선배들의 이야기를 내가 어렴풋 이해하게 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나의 삶의 목표 중 하나는 삶의 풍부함을 경험하는 것이다. 고통과 슬픔 비극적인 요소들은 문학이나 다른 이야기들 속에서 그들의 주름을 접었다 펴면서 날개를 펼쳐낸다.

나는 나락에 떨어진 뒤에야 비로소 그들의 글을 마음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나는 바닥에 머리를 세게 부딪히고 갈길을 잃은채 방황한 뒤에야 나의 십자가를 메라는 말을 영혼에서 이해하게 되었다.

나는 삶의 의미를 전부 잃고 미래에 아무런 기대를 하지 않게 된채 무기력하게 숨만쉬게 되었을 때 비로소 삶에 대한 노래를 들을 수 있게 되었다.


가슴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삶에 대한 뜨거운 눈물을 흘릴 수 있게 되었다.

그것이 나의 가난 배고픔 슬픔 좌절 수모 모멸감을 줄 제라도.

나는 삶이 기쁨 희망 재미로만 이뤄져있지 않다는 걸,
성공의 찬미로만 채워지는 것이 아니란걸
그럼에도 의미있고 그 안에서 진정한 정신적 성취가 가능하다는 것을 배우고 있다.

삶이란 결국 내 안에서 이뤄진다는 것을.
행복과 자유란 내 안에 있다는 것을.


아, 내가 이렇게 구렁텅이 속에 떨어졌기에 삶이 가치있는 것임을 이전에는 몰랐지만 이제는 알 수 있다.
사랑의 위대함을.
내적인 성취를.



시련 속에서 태어난 인간사의 뜨겁고 단단한 글들이 존재하는 한 내 인생은 외로우면서도 외롭지 않다.
이렇게 책을 읽게 될 때, 이해하게 될 때, 글쓴이의 마음이 느껴지고 그것이 나에게 위로가 될 때 느끼는 환희는 얼마나 큰지.

나는 이 세상 현재에 존재하지 않는 듯하면서 동시에 또렷하고 강렬하게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한다.




일어서자 걷자 숨쉬자 눈 뜨자 by 테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