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9. 17. 17:55 學問如逆水行舟/서재
재밌다!
아주 오랫만에 '즐겁게' '웃으면서' 책을 읽었다
교훈을 주는 책이지만 영국 특유의 유머가 시종일관 가득하다. 게다가 그 유머들이 지탱하는 골자는 누구라도 흥미있게 들을 법한 '세계일주'! 보통 세계일주도 아니고 거래에 거래로 이어지는, 손에 땀을 쥐는 세계일주다 ㅋㅋ
코너 우드먼의 실화를 쓴 것으로 '우리가 관심있어 하는 것 - 돈과 수익을 위한 거래(아주 흥미진진하지 않은가!)', '우리가 모르는 낯선 세계(심지어 다큐에서도 잘 안나올 법한 세계 곳곳의 상일들과 1차 산업 종사자들의 땀구멍까지 보일법한 클로즈업)', '직접 경험을 통한 <거래>와 <세계>에 대한 교훈' +유머
모든 것을 갖췄다.
이 사람의 글을 보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이 사람은 정말 약을 잘 판다. ㅋㅋㅋ 돈을 잘 버는 방법을 아는 사람이고 이 사람답게 글을 매우 재밌게 썼다. 즉, 잘 팔릴만한 소재에 잘 팔리만한 것들만 넣어 잘 구성했다. 그래서 그런가. 아주 재밌다.
저자가 만난 세계의 다양한 사람들도 솔깃해 한 '여행을 떠나게 된 경위' 또한 주목하게 만드는 요소이다. 아마 이 책을 읽는 많은 사람들은 경제에 관심을 갖는, 또는 사업에 연관된 직업을 가지고 있는 비즈니스 세계의, 소위 '문화권'의 '직장인'들일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만 해도 직장인의 삶이란 얼마나 괴로운가. 내가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일을 행해야만 하는 때가 오는 것은 우리나라나 영국이나 마찬가지인가 보다.
잘나가는 직장을 때려친 독신 30살 영국인 남자, 사실 돈도 있겠다, 뭐라하는 마누라나 신경쓰이는 애도 없겠다, 아직 세상은 넓고 할일은 많다는 패기에 넘칠만한 상황이지 않은가? 게다가 세계 제일의 선진국 중 하나인 영국에서 저정도 스펙이면 '자신감'하나는 충분했을 것 같다.
그럼에도 그의 이야기에 사람들이 손을 뻗는 첫번째 이유는 '나도 그만두고 떠나고 싶다'는 것이 아닐까
그러나 그는 보통이 아니다! 세계여행에 대해 생각할수록 명확해지는 것은 '왜' 떠나고 싶은가가 분명해야한다는 것이다.
그의 경우에는 그냥 '일탈'이나 '휴식'이런 것들이 아니다. 경제학 전공자이자 전직 애널리스트로서 '세계 경제를 직접 느껴보자'라는 야심찬 포부가 있었다. 지금에서야 드는 생각인데 그는 자신의 책과 이야기가 팔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걸 알고 시작한게 아닐까?
관광지도 들릴 법 한데, 그런 것 하나 없이 '거래'만을 위한 세계 여행을 감행했다. 그 점도 대단하구나 싶다. 아무나 이렇게 글을 쓸 만한 위치에 오르는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그가 들리기로 결정한 나라들조차 '그냥' 고른게 아니다. 소위 BRICs를 포함한 신흥 시장들을 노렸다. 목표에 걸맞는 선택.
사람의 삶의 태도를 보면 이 사람에 대해 이해가 쉬워지는데, 이 여행만 보더라도 이 사람은 아무 생각 없이 무작정 여행을 떠날 사람이 아니다. 이 여행에 '걸어볼만 하다'라는 생각이 들었기에 시작했음이 틀림없다.
이 모든 계산적인 행동에도 불구하고 이 여행은 손에 땀을 쥐게 재밌다.
왜냐면 세상은 계획대로만 돌아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여행을 하게되면서 직접 만나게 되는 사람들, 사람들이 이 여행을 더욱 매력적이고 빛나게 만들어준다.
그 사람들 속에서 저자가 읽어내는 세계의 방향. 여러가지 삶의 태도들. 이러한 것들이 한데 더해져 이 책을 그냥 거래만을 위한 책이 아니게 해준다.
그래서 여행담이자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사업여정이게 된 이 책은 재미있을 수 밖에 없다!!!
사막에서 낙타를 판다거나 고원에서 말파기, 인도에 칠리소스팔기, 남아공 와인, 중국에서 옥 사기, 일본에서 참치 잡기 등등
그 나라를 오로지 거래를 통해서일 뿐인데도 오히려 더욱! 속속들이 알게되는 것이다.
책을 읽는 내내 그와 함께 여행을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끔 글을 잘 쓴것도 책에 몰두하는데 큰 몫을 했다. 그가 손해를 볼 때는 나도 기분이 다운되고, 좋은 거래를 성사시키면 성취감이 들었다. 마지막에 그의 여행이 목표액을 달성하면서 끝났기에 이 여행기가 완벽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멋진 무용담이다. 남자들은 저마다 자신의 무용담을 늘어놓길 좋아하지 않는가? 그런 점에서 그는 최고의 여행을 했고 최고의 승리를 이끌어 냈으며 이를 자랑스레 내보이기 충분하다.
재밌게만 읽어도 아주 좋은 책이다. 여기에 경제적 관점과 사업가적 교훈을 얻고자 한다면 더욱 좋다. 그의 강연을 듣고자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줄을 선다는 것이 충분히 이해된다. 나도 듣고 싶으니까!
세계여행을 가고 싶어서 집어들게 된 책인데 사실은 읽으면서 '나라면 이렇게는 못하겠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들었다. 고생은 고생대로 한 여행임을 부인할 수 없다. 게다가 가격 흥정! 얼마나 피말리는 가. 한국어로 해도 나는 잘 못하는 구만. ㄷㄷㄷ
저자의 거래여행이 가능하게 된 건 또 그가 가지고 있는 네트워크이다. 어느 나라에 뭐가 중요한지 미리미리 찾아볼 수 있게 도와준 그의 지인들이 아니라면 이렇게 금새 각국의 주요 산물을 파악하고 접근하기 쉽지 않을테다.
그렇게해서 이 이야기는 더욱 특별해진다. '그' 만의 이야기이다. '그'만이 할 수 있는 여행이고, 삶이다.
나는 이책에서 경제학적, 경영학적 측면은 중요하게 여기진 않았다.
사업가로서 읽으려던 것이 아니다.
나는 삶의 교훈으로 1)결정 했다면 실현 가능한 계획을 세우고 두려워 말라 2)진흙탕에서 수렁에 빠져버려 희망이 하나도 없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매달리거나 어서 빨리 plan B로 옮겨라 3)즐기기만을 위한 것보다는 '목적'있는 행동들이 더 남는다
등을 느꼈다
[나를 부르는 숲], [자전거를 탄 세 남자] 등 이후로 정말 오랫만에 갖고 싶은 책이다.
특히 가장 좋았던 부분은 옥 조각가를 으스러지게 안은 부분이다. 상품처럼 설명했지만 이 거래여행 속에 그의 인간적인 면모들, 그래서 더 와닿고 감동적이었던 순간들이 있다. 이런 여행을 한 그가 정말 부럽다. 멋지다.
곧 읽을 <나는 세계일주로 자본주의를 배웠다>도 기대된다(아류작느낌이면 실망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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