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문제가 있다

난 아마 사랑을 해선 안되었나보다

너무 많은 상처만 준다


착한 사람들

내 주변의 사람들

그들을 생각하고 내가 준 상처를 생각하면 끝없이 눈물이 난다



나는 정상이 아닌것 같다.

상담을 받아야할 것 같다.


강한 척 이겨내고 있지만

이 우주 속에서 멕없이 위아래로 휘몰아져지는 미세먼지같다



나는 전혀 자신감이 없다

세상은 온통 어렵고 두렵고

멋진 사람들로 가득하다

그들은 뭔가 의지가 강하고 버티고 이룬다


나는 그들의 세상으로부터 너무나도 멀리 떨어져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그들도 나와 같은 인간이구나 싶지만

그것은 또 다른 부정적인 목소리로 변해

그렇게 버티고 힘든 것들을 이겨내도 결국 변하는 것은 없다 싶어

무기력해진다


사람들이 날 우러러보고 존경하길 바라지만

내가 진짜 홀로 즐기는 것들은 그것과는 거리가 멀다

나는 규격화되지 않았고

비효율적이고

겁이 많고 우유부단하다


세상에 나가고 싶지만 동시에 나가서 뭘할지 모르겠다

하고 싶은 것이 조금이라도 생각의 싹을 틔우면 너무 쓰잘데기 없고 전도유망하지 않아 짓이겨버린다



그래서 내 마음은 황무지이다

사막은 아름답지만

황무지는 슬프다



그 황무지는 많은 사람들을 상처입히고 있다

이것은 현재진행형이다


황무지의 위에는 거대한 우주가 바로 올려다 보인다

그래서 하늘은 심해보다 캄캄하고 끝없이 넓다

이것은 나의 욕심이다


덮어주는 하늘이 없어 내 새싹들은 바로 죽어버린다

아니면 짓이겨지던가


끝없는 욕심 속에서 내 땅위에 무엇을 심어야 이 우주를 덮을지 몰라

아무것도 심을 수가 없다



이 텅 빈 공간을 견딜수가 없어서 모든 시간을 무언가 읽는 것으로 대체한다

읽고 또 읽는다

쓸데없는 것도 읽는다

상표도 간판도 설명서도 제조년월일도 SNS의 자그마한 사건도 네이버 뉴스도 다 읽는다

그러면 밤이오고

나는 잠이들고

하루를 버텨낸다



그러나 다음 날이 올 것을 알기에 쉽게 잠이 오지 않는다

나에게 밤은 또다른 고통이다



밤에 누워 눈을 감으면

내가 했던 가시돋힌 말들과

내가 했던 잘못들과 실수들과 후회막심한 일들과

나를 쥐어짜는 나에게 관심없을 수도 있는 많은 사람들의 존재하지 않는 눈총과

다가올 미래에 나를 기다리고 있을 두려운 존재와 사건들

끔찍한 시나리오들이

시키지도 않았는데 쉼없이 재생된다

그래서 내 머리는 터져나갈 것 같고 잠은 쉬이 오지 않는다



이렇게 사는 것이 지속되다 해를 넘겼다


몇년 째 길없이 사는 건가



아름답다는 20대는 

나는 왜 이리 불모지인가



나와 부모님

나와 나 

모든 관계를 돌이켜본다


나는 문제가 있는가?



아니면 문제가 없다면 

어떻게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있을까?





나는 또 읽는다


쓰고 읽고 쓰고 읽는다


일기를 쓴지 이제 2년이 되간다


나는 어쩌면 멍청한 것일 수도 있다

그래서 학습하지 못하고 정체된 것이다



그러면서 고집이 세서

남이 하라는 데로는 절대 하지 않는 것이다




멋있게 살고 싶었는데 점점 멋지지 않게 살아가고 있다



그러면서 한가지 깨닫는 건


상처입은 사람들이 너무도 많다는 것과

내 주변의 수많은 사람들이 속물이라는 것

그래서 가치 없게 보여지면 최소한의 예의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 설령 그게 그들보다 나이 많은 사람이라해도.



또 얻은 것은

사람은 나락으로 떨어지면 죽는거 아닌가 하고 벌벌 떠는데

떨어져도 더 떨어질 데가 있고 

왠만치 떨어져도 해는 밝아오고 나는 살아있다



아마 내가 이 세상을 떠나는 날까지 그것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무엇이 옳고 그른 것인지

무엇이 좋은지 나쁜지

분간이 가지 않는다


중심을 잡았다고 느꼈는데 잃었다



내가 행복하면 된다는데 썩을 이 빌어먹을 행복이라는 것은 물거닝 아니지 않는가

손에 잡히지도 않는 것을 규격화 시켜서 틀에 박아 넣어서

나는 이러이러 할 때 행복하다

해도


결국 실제로 해봐야 아는 건데

인간은 참으로 껍질 같은 것에 목을 매고 사는 듯 싶다



읽다가 최근에 와닿은 구절은


'어른들은 다들 자기가 왜 사는지 무엇을 위해서 사는지 결국 모르지만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너만 그런게 아니다' 하는 글이었다.



그래, 그냥 다들 지금 그게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것들을 위해 

울고 좌절하고 노력하고 피땀흘리고 공격하고 음모를 꾸미고 밤을 새고 발로 뛰고 하면서 사는 건가 보다.



참 신기한 일이다


나는 말이다. 그런 것들이 장애물을 가져다 주면 그것의 가치를 격하 시켜버린다 내 속에서.

그럼 더 이상 그것을 위해서 내가 고통받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나만을 위해서 산다.


그랬더니 삶에 나침반이 없어졌다.


다시 뭐라도 잡아서 일어나야겠다.



다음 장애물에서는 버텨야 한다고 이성이 되뇌이는데

과연 될까


나는 대체 무엇이 문제인걸까?


일어서자 걷자 숨쉬자 눈 뜨자 by 테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