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어하는 세상의 이면



최근에 내 주변의 금수저 하나가 부자들에게 더 연금을 충당하자는 글을 비꼰 sns을 띄웠다

부자는 경쟁에서 이긴 승자니까 그건 건드리면 안된다?

우리나라는 너무 승자독식주의, 약육강식, 적자생존, 무한경쟁 이런 것들에 맹목적이다....


나는 저런 단어들이 나오게 된 진화론과 생물학을 공부했다

자연에서 정말 저런다고 생각하나?


어느 부분은 맞다

그리고 가장 큰 차이점은 자연은 인간만큼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
(동식물의 감정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나 여기서 내가 말하고자하는 것은 복잡한 감정들 - 내가 승자니까 너따위보다 우월하다 라고 뻐기는 사자라던가, 햇빛이 안드는 자신의 위치에 비관에 빠진 콩나물이라던가 - 이니 논외로 하자)


DNA는 끊임없이 정상적이지 못한 것들을 만들어 내고 승자가 되려고 의도를 가지고 행동하지도 않는다

각각의 생물 개체들은 생존이라는 게임 속에서 여러가지 행동을 하지만 (경쟁 포함)

그 큰 틀인 자연과 환경은 다양성을 기본 전제로 깔고 있으며

작은 규모에서 그 다양성을 무시했던 운명들은 모두 긴 진화의 시간 속에서 종말을 맞았다


더 많은 다양성이

우리를 앞으로 어떻게 될 지 모르는 '미래'

그리고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부터 지켜주는 길이다.


인간 사회는 자연에 비해 '의식적으로' '방향성을 가지고' 움직일 수 있다

물론 전통이나 통념 등이 자유로운 선회를 막아서나

완전한 자연 생태계와는 다르다.


현재의 대한민국은 야생의 정글을 좇는 행태를 보이면서

정작 생물다양성이 가장 높다는 정글 생태계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빈약한 다양성을 보인다


무릇 인종 다양성 뿐만 아니라

문화적 다양성, 의견의 다양성, 생각의 다양성, 인생의 다양성 모든 면에서 그러하다


단순하게는 패션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획일화와 다양성없는 사회는 약한 사회와는 다른 뜻이다

나치도 획일화를 천명했고

조선시대에 이르는 단일민족 국가의 역사는 수천년을 버텼다

그래서 괜찮은거 아니냐고 묻는다면,

나는 우리나라의 미래가 진심으로 답답하다.



생물학적 케이스들을 보면

환경에 적합한 종들이 생명력이 강해지고 번창하면

그 유전자가 그 풀(POOL) 안에서 대다수를 차지하게 된다.

예를 들어 하와이 섬은 수천년 고립된 태평양의 섬이었고 독립적인 생태계를 지니게 되었다.

하와이 환경에 적합하게 진화한 새들은 그 안에서는 강하고 번식 잘하고 건강한, 진화의 시계 안에서 성공을 이룬 종들이었다.


생태학은 무척이나 재미있는 것이

생물이란 것은 결국 그 자체로만 있을 수 없고 결국 그 주위의 모든 환경 조건에 따라 영향을 받는 다는 점이다.


하와이 새들은 빠른 속도로 죽어가고 있다.

백인들의 유입과 더불어 유라시아 대륙 및 북미 대륙에서 인간의 배로 건너온 모기가 그 새들에 질병을 옮기기 때문이다.

자명한 결과고 수없이 많은 침략종에 따른 고유 생태계 파괴 사례 중 하나이다.


그런데 그 새들 입장에서는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도 행복하게 살아왔으니까
나도 그렇게 살아야지 했을테고
모기라는 존재에 대해 상상조차 해보지 못했을 상황에서


갑작스레 들이닥친 이 '환경변화'는 발생과 동시에 재앙이 되었을 것이다.


그걸 어떻게 알고 미리 준비하냐?

불가능하다.

주식도 해봤지만 통계적으로 이럴 것이다 하고 리스크 광리를 하거나, 거시경제 변수들을 속속들이 꿰고 조짐이 보일때 리스크 관리를 하는 방법들이 있었다.
또는 포트폴리오를 다각화 하는 "한 바구니에 모든 계란을 다 담지 마라" 하는 방법이 보편화 되어 있다.

아무도 미래에 부동산 가격이 폭락해서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거니까 나는 지금 무엇을 해야지 하고 정확하게 예측을 해내지 못한다(간혹 통찰력 뛰어난 존재가 있긴하지만 집단 수준에서 그런 구원은 이뤄지기 힘들다).

나는 지금 한 개체를 살리는 방안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좀 더 미래의 태풍 속에서 살아남기 나은 방향을 제시하고 싶은 것이다.


제시도 아니다. 이미 다들 알고 있다. 그냥 너무 답답해서 글을 쓴다.




하와이에선 현재 외부 모기 침입에도 살아남은 소수의 하와이 새들의 유전자를 연구하는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정말 재수가 없는 경우는 멸종이다.

하지만 혹시 모르는 상황을 위해서

자연과 DNA는 유전자 다양성을 마련해두었다.


간혹 엄청 병신같아 보이는 사람이

상황이 급변했을 때 영웅이 되기도 하듯이,

오덕이라고 천대받던 사람이

컨텐츠 산업의 주역이 되기도 하듯이,

알 수 없는 미래의 변화에 대한 사회적 수준의 준비는


사회 안의 다양성 확보이다.



우리 어르신들은 그걸 통념해야한다.

내 말이 옳았어
그것뿐이야
저렇게 해야돼

이러지 마시고
다름을 수용해야한다.


몇몇 변종들은 그 세대 안에서 별볼일 없이 죽기 태반일 것이다.

그래도 자연은 끊임없이 변종을 만든다.
인간 사회는 그와 달리 끊임없이 변종을 만들어내는 환경적 장치가 없다.
타고난 다양성(유전적으로)조차 사회적으로 뭉개버리고 있다.
다양성이 곧 성공이 아님을 인식하고
미래 한국의 다양한 분야에서의 발전을 위해서
인종 문화 생각 의견 정치 언론 과학 등등 모든 분야에서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장려(까지 바라지도 않는다) 하는 문화가 싹트길 바란다.

유난히 우리나라에선 이게 부족하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이젠 흥선대원군 처럼 우리 관문을 틀어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변화는 물살처럼 끊임없이 쏟아지고
우리는 이제 단일화된 방향성을 갖고 성장하는 단계를 넘어섰다.

곧 젊은 층의 인구가 부족해질 것이다.

우리는 현재의 외국인들을 한국인으로 부르는 것이 익숙해져야 한다.

모두가 변호사 의사가 되려고 했을때

고객이, 환자가 부족해서 고리가 깨지는 상황이 올 것이다.

정치적으로 한 목소리만 내게 만들면

한국을 진짜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 적어지면서 애국의지는 더욱 약화될 것이다.


사실 나도 미래의 문제들은 알 수가 없다.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고 안할 수도 있다.

그래서 미래이지 않은가.





다만
나는 정글에서 살고 싶다.

현재 한국은 사막이다.

정글은 한 나무 안에서도 사는 다양한 동식물이 수십종이 넘는다.

우리나라가 그런 사회적 생태 기반의 필요성이라도 깨닫기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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