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에 많은 변화를 준 한 해가 비로소 끝났다.는 느낌이 가득한 하루다.
사기업이라면 혀를치며 극혐으로 느끼던 내가 1년동안 무려 3개의 회사를 다니게 되었고.
오늘이 마지막 회사의 마지막 출근일이며,
2015년의 첫 달이 끝났다.
이 믿겨지지 않는 시간의 속도!
모든 것의 끝은 슬프게 느껴진다.
나는 아마 분리성 장애가 있는 듯 하다.
실은 그 일이나 건물이나 내 자리나 하는 것들엔 애착이 별로 없다. 아마 곧 잊혀지겠지. 만약 기억에 또렷이 남는다면 그건아마 그것들과 관계된 사람에 대한 추억과 감정때문일 거다.
나는 내가 맘에 들어한 사람들을 떠나는 것이 매우 아쉽다. 게다가 이런 사회 생활에서 시작된 대다수의 인연은 헤어짐과 동시에 완전한 '남'으로 끝나는 듯 해서 더욱.
그래도 작별에 무덤덤해지지 않는 나이기에 좋다.
사람에 정붙이는 건 애정결핍에서 비롯된 것일지라도 나는 이런 내가 인간다워보여 좋다.
차갑게 맺고끊는 나를 보는 게 더 허탈스러울 것 같다.
바보스럽고 비효율적일지라도 나는 나의 감성과 혼자만의 감정변화를 버리고 싶지 않다.
이것들도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소중한 것들이다.
부쩍 소속감과 젊음이 내게서 멀어져갈수록 나는 '살아있음을 느낌'에 목말라하는 것 같다.
나는 그런 게 필요하다. 그래야 살아있는 듯하다.
오늘 이후로 나는 여의도에 갈일이 없어졌다. 일부러 찬 바람을 맞으며 버스를 기다린다. 금성이 매우 밝다. 한동안 별을 응시하고- 반달을 바라보다가- 기록을 남긴다.
혹시 모를 나중의 내가 이런 감정이 메말랐을까봐서.
덧,
그치만 오늘 저녁은 진짜 우울하다
덧덧,
오늘 마지막 대화가 사실 지난 기간의 내가 찾아 헤매던 것이었다. 갑자기 집에와서 손씻다가 깨달았다. 내 삶의 방향과 의미에 대해서 한발짝 나아갈 수 있었다. 오늘 마지막까지 배운 게 너무나 많다.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Recent Comments